그것은 도(道) 천(天) 지(地) 장(將) 법(法) 이다. 관계의 지혜를 뜻하는 도(道), 하늘의 기상을 뜻하는 천(天), 지리적 이로움을 말하는 지(地), 통솔하는 지휘자의 장(將), 조직과 규율에 필요한 법(法)이다.
손자병법의 인문독서모임을 시작한지 1달이 되어간다. 그런대로 어려움없이 이해할 수 있는 말들이다. 그러나 깊게 와 닿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 지리적 이로움을 뜻하는 지(地)가 그렇다.
2015년 2월 마지막주에 시애틀에 문화탐방차 2주정도 방문을 하였다. 일정때문에 차를 랜트하고 운전을 하게 되었는데. 그전까지만 해도 관광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여 탐방을 하였지만 이번에는 운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국제면허도 준비하고 마음을 먹었었다. 나름 한국에서는 20년동안 무사고 운전으로 자신감도 있었고 쉽게 생각한 것이 있었다.
시애틀의 시내운전과 포틀랜드를 잇는 고속도로까지 600km를 넘게 운전을 하며 목적지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고속도로에서는 출구를 잘못 나가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였고 포틀랜드 시내의 유명식당을 찾기위해서는 몇 번의 다리를 왔다갔다 해야했다.
무조건 멈춰야하는 STOP 표지판, 이후 온 순서대로 한 대씩 차례대로 가야하는 규칙을 자꾸 잊어서 먼저 가버리는 실수를 한다. 어떤 고속도로 진입로는 오전에는 나가는 길이고 오후에는 들어오는 길이란다.
좌회전과 우회전이 한국보다는 자유로운 미국, 조금은 운전이 다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엠블런스가 울리면 그 동일차선에 차들은 차선 우측으로 양보하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반대편에서 오는 엠블런스차까지 멈춰야한다는 것은 처음 안 사실이다. 반대편 엠블런스 때문에 앞차가 멈춰선 것인데 추월해서 지나가버린 내 운전과 함께 아찔했던 순간들이 여러번 있었다. 정말 생각해보니 초보도 이런 초보운전이 없었다는 결론이다.
나는 한국에서 운전을 잘하는 탁월한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현지의 지형과 지형이 주는 정보의 속성들을 알지 못해 그 이로움을 갖지 못하였다. 만약 이것이 전쟁의 기술이었다면 난 미국에서 아마도 참패를 당했을 것이다.
훌륭한 장수, 인재, 직원이어도 내가 살펴야할 공간(사물의 정보)의 익숙함이 재능과 실력에 큰 영향을 준다는 손무의 병법에 직면한 여행이었다.
장태규 창의인문독서코치